Biography

김병호(b. 1974)는 금속과 미디어를 함께 활용해 조각, 설치 작업 등을 하고 있다. 2000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2002년부터 3년간 과학기술부 국가지정연구실 연구원 자격으로 예술공학(Art engineering)을 공부한 뒤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전통적인 드로잉 대신 사전에 섬세하게 계획된 설계 도면을 갖고 철저히 분업화된 생산시스템 속에서 작품을 만든다. 그에게 예술 작품은 규범, 규칙과 체계 등 사회적 합의에 의해 만들어지는 제품과 유사하다. 그는 사회의 시스템 속에서 갈등하는 인간 개인의 정체성에도 관심을 가진다. 동시대 사회 구조와 환경 속에 놓인 현대인의 한 사람으로서 기계적인 정교함과 현혹적으로 아름다운 예술행위를 답습하며 역설적 비판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김병호의 작품은 육중한 중심체에 좁고 긴 튜브들이 사방으로 혹은 한 방향으로 뻗어 나가는 이러한 형태는 날렵한 운동감과 차가운 금속성을 강조한다. 작가가 설계한 도면과 부품에 의해 정교하게 가공된 금속 소재는 대량 생산 체제의 제품 제작 방식을 따랐으며, 관습과 관례, 규범과 같은 사회적 구조를 반영한다. 또한 김병호는 금속 소재의 조각에 회로를 삽입하여 기계음이 발생하는 사운드 조각이라는 독특한 작품 세계를 보여준다. 작가는 절제된 기계적 사운드를 작품에 개입시키고, 사운드는 크기와 속도가 단순하고 느리게 조형성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섬세하게 유영한다. 이러한 조각에서 발생되는 에너지는 물질과 비물질, 시각과 청각 사이를 유동하고 공간을 압도하는 힘을 느끼게 한다.

 

판화와 예술공학을 전공한 김병호는 ‘예술가의 역할’에 대해 탐구한다. 김병호는 자신의 작품이 공장에서 만들어진 '생산물'이라고 주장한다. 이때 작가는 컨셉과 방향을 담당하는 감독이다. 김병호는 새로운 시각적 기술적 접근 방식을 통해 기계와 공학기술의 빠른 발전에 따라 새로운 조각 언어를 계속 찾아나간다. (중국 선양 K11 미술관, 2022), (중국 상해 아라리오 갤러리, 2018), (소마미술관, 2010), (독일 프랑크푸르트시 문화부 스튜디오, 2009) 등 10차례의 개인전과 더불어, <매개기억 프로젝트>(송광사, 순천, 2016), <징안국제조각프로젝트>(상하이, 중국, 2012), (사치 갤러리, 런던, 2012) 등 100여회의 국내외 단체전에 작품을 선보였다. 국립현대미술관 (한국), 아모레퍼시픽미술관 (한국), 프랑크푸르트시 문화부 (독일), 서울대학교 미술관 (한국), 정부종합청사, 반룡천지 (상해, 중국), New World Development (홍콩), 현대자동차 (한국) 등에도 그의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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