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graphy

안지산(b.1979)은 회화가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동시대 미술 현장에서 회화라는 전통 매체에 대한 사유를 유도한다. 현실을 묘사했지만 묘하게 조금씩 어긋나 있거나 뒤틀린 이미지들은 시각적 긴장감을 더하고, 현실에서 미끄러져 버린 대상들은 태생적 불안감을 선사한다. 그의 작품은 보는 즉시 특유의 시각적 불편함을 제공하는데, 두텁게 올려진 물감을 통해 매체의 물성을 최대한 강조함으로써 그 긴장감과 음습함을 배가시킨다. 그의 작품들에서 우리는 표현하려는 대상을 보이는 그대로 뿐 아니라 대상이 처한 상황까지 집어삼킨 후 그 흡수된 감정을 그림으로 표출해내려는 화가의 의지를 읽어낼 수 있다. 이러한 즉흥적이고 동물적인 표현력은 철저한 습작과 모델링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가능하다. 사물들의 실재성은 구성되거나 재건되지 않고 경험되고 느껴지며 침투되는 것일 텐데, 회화에 대한 작가의 태도는 지성에 의해 개념적 표상의 대상을 묘사하고 표상해내기 보다는, 오히려 직관을 통해 감성적으로 대상을 체험하고 공감을 통해 드러내려는 대상이나 상황의 외관이 아닌 실재를 표현해내려는 듯 하다.

 

안지산은 1979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2006년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 예술사 과정을 졸업한 후 2011년 네덜란드 프랭크모어 미술대학원 회화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갤러리 바트(암스테르담, 네덜란드, 2023; 2020; 2015; 2014),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서울, 한국, 2021), 자하미술관(서울, 한국, 2017), 합정지구(서울, 한국, 2016)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서울, 한국, 2024; 2023; 2016), 경기도미술관(안산, 한국, 2020; 2017), 국립현대미술관(청주, 한국, 2020), 대구미술관(대구, 한국, 2017), 전북도립미술관(완주, 한국, 2016), 아르코미술관(서울, 한국, 2016) 등 국내 주요 미술관 및 네덜란드와 독일 소재 여러 미술 기관이 연 단체전에 참여했다. 2013년 라익스아카데미(암스테르담, 네덜란드)에 입주해 작업했다. 2014년 버닝 브롱어스 상(암스테르담, 네덜란드)을 수상한 이력이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아라리오뮤지엄 외 다수의 기관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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