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graphy

유키 사에구사(b. 1987)는 유채와 템페라를 주재료로 한 회화 연작을 중심으로 다양한 재료 및 매체를 실험하는 작가다. 개인의 복합적인 기억 및 관점에 의해 의식 속에서 재구성된 관념적 세계의 풍경을 선보인다. 작가는 일본 전통 산수화와 북유럽 플랑드르 회화를 작품세계의 참조점으로 삼는다. 동서양 화풍을 복합적으로 수용하고자 하는 시도의 일환이다. 자신의 고향인 아즈미노 시(安曇野市)의 경관에 바탕을 둔 풍경화는 여러 시점을 하나의 화면에 담아낸 동양 산수화의 구도를 연상시키는 동시에 플랑드르 회화의 세밀한 묘사 방식과 신비한 서사 구조를 떠올리도록 한다.

 

화폭에 담긴 장면들은 “누군가의 마음속에 존재하지만, 어디에도 없는 장소”에 관한 생각에서 비롯된다. 사실처럼 정교하게 묘사된 각각의 장면은 개인의 일상적 경험, 주관적 기억 및 상상의 불확실성과 모호함을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세필로 정밀하게 쌓아 올린 풍경의 곳곳에서 만화적 형태를 띤 작은 동물들이 목격된다. 다른 세계에서 온 듯한 이 존재들은 작가 및 관객의 투영체이다. 작가는 캔버스 외에도 개인적으로 수집한 판지와 병풍 등의 재료를 회화의 지지체로 활용하는데, 그의 표현에 따르면 “한 번 쓰임을 다하여 버려질 예정이던 사물”들이다. 사에구사는 지지체 표면의 주름과 얼룩을 “재료의 기억(素材の記憶)”으로 본다. 그 위에 그림을 그리는 행위를 통하여 저마다의 재료가 가진 고유한 기억과 본인의 생각 및 몸짓의 흔적을 뒤섞어 “어디에도 없는” 그만의 화면을 구축해 낸다.

 

유키 사에구사는 1987년 일본 나가노현에서 태어나 2010년 나고야예술대학교 유화과 학부를 졸업한 후 현재 일본 아이치현 기타나고야에 거주하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서울, 한국, 2024), 갤러리 A(시즈오카, 일본, 2022), 에비수 아트랩(아이치현, 일본, 2022; 2017; 2013; 2012)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서울, 한국, 2024), 분카무라 갤러리(도쿄, 일본, 2023), 아라리오갤러리 상하이(상하이, 중국, 2022), 긴자 츠타야 서점(도쿄, 일본, 2021), 나고야 전기문화회관(아이치현, 일본, 2017) 등이 개최한 단체전에 참여했다. 나고야예술대학(일본), 아라리오뮤지엄(한국) 등의 기관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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