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adic Positioning

26 April - 17 June 2012 Cheonan
Overview

라리오 갤러리 천안은 2012년 4월 26일부터 6월 10일까지 한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작가 8인의 작품을 선보이는 그룹전, 간헐적 위치선정 (Sporadic Positioning)을 선보인다. 본 전시는 작가들 자신과 그들이 풀어나가는 미학에 대한 다양한 접근에서 나오는 조각, 페인팅, 비디오, 설치 등 총 42점의 작품을 통하여 현재 한국 미술계에 폭 넓게 설정되어 있는 작가관을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Press release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은 2012년 4월 26일부터 6월 10일까지 한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작가 8인의 작품을 선보이는 그룹전, 간헐적 위치선정 (Sporadic Positioning)을 선보인다.

‘간헐적 위치선정’은 한국의 젊은 작가 8인으로 구성된 단체전이다. ‘간헐적 위치선정’이라는 전시 제목에서 위치선정 (positioning: 포지셔닝)은 실제 특정한 대상이 가진 관습적 개념에서부터 파생된 포괄적인 가상의 이미지를 특정 대상만의 고유한 속성으로, 혹은 기타 대상들과 차별화된 속성으로 새로이 재설정하는 것을 말한다. 포지셔닝은 대상에 대해 무엇을 행하는 것이 아니라 향유자의 마음 속에 대상을 위치시키는 것으로, 미술이라는 큰 틀에서 8명의 작가들은 작가들과 자신들의 위치를 끊임없이 재설정한다. 따라서 이들 작품들에서 보이는 모였다 흩어졌다, 교류했다 끊어졌다를 반복하는 포지셔닝은 현재 한국미술의 산발적이고 임의적인 지형도를 반영한다.

본 전시 ‘간헐적 위치선정’은 작가들 자신과 그들이 풀어나가는 미학에 대한 다양한 접근에서 나오는 조각, 페인팅, 비디오, 설치 등 총 42점의 작품을 통하여 현재 한국 미술계에 폭 넓게 설정되어 있는 작가관을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8명 작가들의 다양한 포지셔닝은 해석적이고 확장된 관점에서 현재 한국 미술계 전반을 되짚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참여 작가 소개
경현수 (Hyounsoo Kyung b.1969)
송명진 (Song, Myungjin b.1973)
오용석 (Yongseok Oh b.1976)
이은실 (Lee, Eunsil b.1983)
정소영 (Chung, Soyoung b.1979)
정 송 (Jung, Song b.1985)
하지인 (Ha, Jiin b.1989)
홍수연 (Hong, Sooyeon b.1967)
개별 작가 소개

경현수 (Hyounsoo Kyung b. 1969)
경현수는 도시를 객관적 자료와 기억을 통하여 재구성하는 회화와 설치작업을 한다. 그는 우리가 사는 도시를 표현하기 위해 지도에 나타나는 선들과 특정한 대상들을 표시하는 기호들을 서로 연결하여 이어 붙인다. 이 과정에서 경현수는 지도에 나타나는 시각적인 요소들에 주목하여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것들을 다시 추상화하고 기호화하여 평면과 입체로 재생산 한다. 현실과 지도와 자신이 만들어낸 표식을 넘나들며 그 어떤 것도 영구히 지시할 수 없는 가변적인 세계의 관계를 보여준다.
송명진 (Song, Myungjin b. 1973)
녹색의 강렬한 잔상을 남기면서 호기심을 일으키는 송명진의 작품은 두 가지 상반된 경계적 위치에서 출발한다. 그는 익숙하지만 막연한 것들, 규정짓기 어려운 것들, 모호한 것들, 분류하기 애매한 것들의 인상을 나름대로 규정하는데 주목하여 인간이 가지는 이중성과 그들이 서있는 불안한 경계적 위치들을 이야기한다. 익숙하지 않은 풍경을 만들어내는 그림 속의 낯선 초록빛 자연물들과 배회하는 손가락 인간들의 서사는 그의 사유의 단초와 과정들을 보여준다.

오용석 (Yongseok Oh b. 1976)
오용석이 만드는 일련의 사진-영상은 서로가 연관되어 있는 잠재적 질서에 의해 만들어진 하나의 연속체이다. 그러나 그가 겨냥하는 것은 유사하거나 완전히 다른 것들의 질서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 각각의 이미지들의 나름의 연관성을 지각할 수 있지만 분명히 식별되지 않는 장면의 인상들이다. 그래서 오용석의 작업은 관습적 방식으로 읽어낼 수 없으나 사진-영상을 이루는 이미지들의 상호 연관성은 식별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연관성의 정체는 결정할 수 없는 상태로 남겨져 있다. 관객이 인식할 수 있는 것은 끊어지는 듯, 연결되는 불분명한 인상일뿐 뚜렷한 이야기의 실마리는 잡아내지 못한다. 그것은 사진과 영상, 서사와 비서사의 경계를 넘나드는 합성의 풍경이다.

이은실 (Lee, Eunsil b.1983)
불편하리만큼 성적이거나 자극적인 상황을 직접적이고 세부적으로 묘사하는 이은실의 작품은 공격적이면서도 동양적인 기법을 이용한 모호한 색감으로 그 뉘앙스만을 전달한다. 자극적이고 터부시되는 소재들을 다루어 그것들을 직접 대면해야 한다는 불편한 상황을 제시하지만 관객은 안개 같은 불분명한 화면으로 인해 실제 묘사된 대상들과 거리감을 유지하게 된다.
또한, 전통적인 건축공간은 그에게 작업의 주요 동기이다. 화면 안에 건축물의 구조는 닫히지도 혹은 열리지도 않은 초현실적인 구성으로 이루어져 여러 다른 세계로 통하는 문과 같다. 천장은 뚫려있고 심지어 발 아래도 허공이다. 이렇게 애매한 문과 문 사이 공간의 경계는 인지하지 못한 체 울타리에 갇혀 있는 작가의 사유들과 같다.

정소영 (Chung, Soyoung b.1979)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나 파리 국립고등예술원을 졸업한 정소영은 2006년부터 파리와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기존 인식의 공간의 전복을 시도하는 조형 설치 작업을 하는 정소영은 끊임없이 세워지고 무너지는 건물들, 해체되고 재조립되는 물건들과 그 안에, 자라나고 사라지는 수 많은 이야기들을 가지고 과거, 현재와 미래가 혼합된 새로운 가상공간의 세계를 연출한다. 그의 작업은 자연과 도시풍경 및 그 공간에서 일어나는 물리적 현상에 대한 호기심과 관찰로부터 시작하여 우리의 일상에 미묘하면서도 드라마틱한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물리적 자연의 힘, 변이, 마찰, 결정화, 중력, 해체 등의 현상에 대한 심리적, 철학적 개념의 접근이다. 그는 과학, 지리, 건축, 시각 예술의 영역을 가로지르는 공간 실험을 통하여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인공과 자연사이의 제 3의 풍경을 그려낸다.

정 송 (Jung, Song b. 1985)
정 송은 작가 자신의 경험과 기억에서 비롯한 소통되지 않는 감정을 블랙(Black)이라는 색을 통해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의 드로잉 작품 는 겉이 까맣게 변했지만 속은 누런 바나나를 가리키는 것으로, 겉으로 미국 흑인의 감성을 추구하고 흉내 내는 동양인을 뜻하는 것이다. 그의 작업은 개성과 취향에 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된다. 출발은 미국에서 ‘독자적으로 만들어진 유일한 문화’라고 평해지는 흑인 힙합 문화와 관련해, 한국 땅에 살며 성장 과정에서 겪은 작가의 블랙에 대한 경험과 집착이 혼재된다. 검은 반점이 많아져 결국엔 어둡고 끈적거리는 육즙을 뿜어내며 부패되어가는 바나나처럼, 자신의 생존을 위한 도구로 뒤집어썼던 긍정의 선택은 스스로를 제약하는 부정적인 도구로 변해간다.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에서 출발한 블랙에 대한 특정한 감정은 작가에게 무의식적인 희생과 인내를 강요하고 일종의 중압감으로 다가와 힙합과 블랙은 작가에게 방어막이나 도피처가 아닌, ‘스스로를 구속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하지인 (Ha, Jiin b.1989)
하지인의 작업은 섬이 지닌 고독과 외로움이라는 상징을 통해 자아와 존재성의 탐구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하지인은 남들이 인식하는 나와 내가 인식하는 나의 정체성의 경계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으며 자신만의 완전한 섬의 세계를 그려나간다. 그에게 개개인은 표류하는 하나의 섬들이며 그곳에서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외로움(Loneliness)'이 아닌 철학자 오쇼 라즈니쉬 (Osho Rajneesh)이 말하는 ‘자기 자신의 있음을 일컫는 '홀로 있음(Aloneness)'이다.

홍수연 (Hong, Sooyeon b.1967)
그의 작품은 흑과 백의 미묘하고 섬세한 뉘앙스로 표현된 드로잉과 회화이다. 그의 작업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단순 명료함이다. 그러나 그의 작업은 단면의 대상을 철저한 계획과 의도로 중첩을 통해 보여준다. 또한 그의 작품은 정확하고 대담한 색채의 범위를 가진다. 형상은 추상적이지만, 사용되는 색의 조화는 그만의 정제된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그는 가장 평범한 형태와 이미지를 택하여 그것들을 서로 자의적이지도, 개연적이지도 않은 관계를 맺도록 배치한다. 탁월한 균형감을 구현하며, 형태들의 기묘한 결합을 통해 무언가 중요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암시를 한껏 증폭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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