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en Pictures 13
아라리오 갤러리 청담은 2013년 첫 전시로 “Maden Pictures 13 (메이든 픽쳐스 13)”을1월 15일부터 3월3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10년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에서 기획된 Maden Pictures 사진그룹전의 연계전시로서, 영상작품까지 포함하여 그 범위를 확장하였다.
Maden이라는 단어는 Made(Make의 과거분사)에 en을 붙여 만든 신조어이다. 재현의 도구로 탄생된 사진은 현대에 들어 더 이상 전통적인 범주에만 국한되지 않고 여러 가지 개념의 매체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사진은 매체의 기록적 수단인 ‘순간의 미학’을 보여주며 발전해 나갔지만, 현대 작가들은 우연성과 기록성을 넘어서며 새로운 작품들을 창조해내는 방법들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이렇듯 작가의 의도에 의해서 만들어진 프레임 속 정지된 장면과 영상들은, 철저히 계획되어 수동적으로 만들어진 “Maden”이라는 단어의 의미와 상통한다.
우연을 가장하지 않은 Maden Pictures 13 작품 속 인물과 배경들은 서로 다른 흥미로운 스토리를 내포한다. 각 작품 속에는 개인 또는 군집의 인물 모델이 등장하는데, 각기 다른 장소, 시간대, 의복을 넘어서 현대가 아닌 다른 시대의 연출까지 다양한 작품 속 배경과 상황들은 관람객의 호기심을 증폭시킨다. 곽현진의 사진 속 교복을 입은 소녀들은 무리를 지어 어떠한 일렬의 행동을 보여주고 있는데, 스웨덴의 아름다운 환경과 대조되어 알 수 없는 우울함을 표출한다. 김아영의 는 1885년 영국의 거문도 섬 점령사건을 배경으로 당시 영국군의 일상을 연기하는 배우들이 등장하는데, 숨겨진 역사에 대한 흥미로운 사건을 되짚었다. 박현두의 사진 속 등장인물들은 화려한 방송국 세트 장에 홀로 등장하여 단절되고 고립된 개인상을 보여주고 있다. 오용석은 공간적 맥락이 비슷한 여러 개의 이미지와 영화를 재조합하여 새로운 시공간과 이야기를 만들었는데, 이미지가 하나로 연결될 뿐 연관성은 찾을 수 없고 오히려 이미지에 대한 진실과 환영에 대한 의구심을 보여준다. 장성은의 작품 속 인물들은 길가에 일렬로 서 있거나 봉투에 들어가는 등 행위를 통해 한 특정공간을 채우는데, 작가는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과 일상을 인간만이 인식하고 측정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렇듯 Maden Pictures 13에서는 사진과 영상을 종합예술로 승화시켜 완성해 나가는 다섯 작가의 각기 다른 작품 세계를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작품들은 셔터를 누르거나 영상을 담아내는 찰나의 순간 이전에 수많은 시간과 노동을 요하는 제작 과정을 역으로 되짚어보게 한다. 또한 영화나 연극 그리고 독립적인 공간을 재배열하여 사물과 인물들을 의도적으로 연출하여 완성시킨 작품들은 우연성을 뛰어넘은 사진의 본질적 의미와 새로운 작품의 의미를 동시에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렇듯 변형되고 가공된 작품 속 시공간들은 때로는 서로 다른 시공간을 연결함으로써 끊임없이 확장해 나가면서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