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Byoungho: A System
2011년 11월 10일부터 12월 28일까지 김병호 작가의 개인전 이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 삼청에서 열린다. 김병호(b. 1974) 작가는 1999년 작업을 시작한 이래 사운드 조각, 사운드 조각 설치라는 독특한 작품 세계를 개진해왔다. 알루미늄이나 철 등 금속 소재를 사용한 조각에 작가가 고안한 회로를 삽입하는데, 이 회로를 통해 짧은 단파음 혹은 기계음을 연상시키는 사운드가 발생한다.
2011년 11월 10일부터 12월 28일까지 김병호 작가의 개인전 이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 삼청에서 열린다.
김병호(b. 1974) 작가는 1999년 작업을 시작한 이래 사운드 조각, 사운드 조각 설치라는 독특한 작품 세계를 개진해왔다. 알루미늄이나 철 등 금속 소재를 사용한 조각에 작가가 고안한 회로를 삽입하는데, 이 회로를 통해 짧은 단파음 혹은 기계음을 연상시키는 사운드가 발생한다.
김병호 작가의 주요 작품들은 대개 한 부분과 그 지점을 시작으로 뻗어가는 튜브들로 이루어진다. 단단하고 육중한 중심체에 좁고 긴 튜브들이 달리거나 꽂혀서 사방으로 혹은 한 방향으로 휘어지거나 뻗어나가는데, 어떤 형태에서건 한 지점에서 뻗어나가는 튜브들의 다발이 매우 날렵한 운동감을 자아낸다. 이러한 운동감은 금속성 소재와 매끈한 표면 처리에 의해 한층 강조된다. 작가가 설계한 부품들은 제작 도면에 따라 산업 규격 체계에 맞춰 엔지니어에 의해 정교하게 가공되고, 작품에 도색이 필요한 경우에도 공업적으로 처리된다. 대량 생산된 ‘산업 제품’처럼 개개의 부품들이 매뉴얼에 맞추어 조립되는 김병호의 작품은, 관습과 관례, 규범과 법규와 같은 체계를 통해 조직되는 동시대 사회 구조를 투영한다.
한편 작가는 작품 중심부 내에 들어있는 전자부품들을 전자기판에 집적하여 전기적 진동을 만들어 내는데 이 진동이 사운드를 생성한다. 조각의 부분들이 사운드를 생산하고 변화시키는 일종의 사운드 변전기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중심에서부터 긴 튜브를 통해 흘러나오는 사운드는 높낮이와 장단이 거의 없는 일정한 음의 연속이다. 소리는 작품 가까이에 다가서면 희미하게 들리는데, 이 소리의 진동들이 마치 튜브들이 일정하게 흔들리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작가는 작업 초기부터 자신의 작품을 에너지와 욕망 혹은 판타지로 설명하곤 하였는데, 작품 속 눈에 보이지 않는 물질의 흐름은 운동감을 느끼게 하는 일련의 에너지와 관련이 있다. 단단한 표면이 강조된 조각임에도 불구하고 유려한 형태와 정확한 방향성, 사운드의 생성 등이 작품 전체에 어떠한 형태의 에너지가 머물렀다가 흐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은 이전 작품들과 비교하여 더 많은 체계적이고 규격화된 형태의 튜브들이 중심체에서 뻗어 나온다. 튜브를 따라 표출되는 에너지는 더욱 분명한 방향성을 띄면서 뻗어나가고, 사운드가 조각을 감싸면서 에너지가 장악한 무형의 공간감이 한층 강화되었다.
작가 소개
김병호 작가는 홍익대학교를 나와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을 졸업했다. 2010년 소마 미술관과 터치아트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서울대미술관 등에서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이번 아라리오 갤러리에서의 개인전은 그간의 사운드 조각 작업에서 한 단계 발전된 신작들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