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 Hao

18 October - 12 November 2006 Seoul
Press release

1969년 베이징에서 출생한 루하오는 왕광이, 팡리쥔, 위에민쥔을 위시한 중국 현대미술 2세대 작가들의 등장 이후,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중국 현대미술가 중 하나다. 본래 중국화를 전공했던 루하오는 유화와 설치미술로 장르를 전환한 후, 98년 북경에서 새로이 첫 전시를 선보였다. 그리고 위에민쥔과 함께 하랄드 제만에게 선택되어, 99년 베니스 비엔날레 참여를 두번 째 전시 경력으로 장식한 만큼 만큼 중국 현대미술계의 기대와 지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작가다.

‘정치적 팝’, ‘냉소와 허무”라는 키워드로 중국의 2세대 작가들을 “차이니즈 아방가르드”라고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루하오를 위시하는 3세대 작가군은 이른바 “포스트96” 작가군이라 일컫는다. “포스트96”라는 명칭은 ‘원명원 사태’가 발발했던 1996년 6월 이후 미술계에 등단했다는 데에서 붙여진 별칭인데, 원명원 사태는 반체제 지식인들이 모여 살던 원명원이 중국 정부에 의해 강제 해산되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이 3세대의 작가들은 2세대 작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치적인 논의를 통한 기조적인 작업을 하기에 어려운 상황에 쳐하게 되었으며, 개인적인 경험에 기반하여 작업에 천착하기 시작하게 된다. 따라서 설치나 영상, 사진 등의 새로운 매체로의 전환과 접목이 빈번하게 일어났으며 해외에서도 본격적으로 새로운 중국미술을 조망하게 되었던 것이다.

루하오는 이 “포스트 96” 세대에서 가장 주목 받는 작가 중 하나로서, 회화, 설치, 사진, 판화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중국의 고도성장에 대한 비판과 이전 세대에 대한 개인적인 단상을 작품에 녹여내고 있다. 베이징 출신인 루하오는, 사람들이 베이징의 발전과 내일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아무도 지난 날의 베이징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며 자신의 작업이 지나간 베이징을 참고하며, 전통적인 중국과 베이징의 모습을 새로운 매체로 담아내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아라리오 서울에서의 개인전에 출품되는 루하오의 작업들은 초기작과 최근작을 아울러 그의 작품 세계를 한 눈에 보여 줄 수 있을만큼 다양하다. 투명한 플라스틱으로 제작해 2001년 이스탄불 비엔날레에서 선보였던 “Marriage Bed”와 2002년 상하이 비엔날레에서 선보였던 “Construction Device” 등 2점의 설치작업에서는 패셔너블하고 가벼운 것들, 그리고 직선적인 발전만을 지향하는 현대인의 방향성에 대한 비판이 묻어난다. 1999년 베니스 비엔날레 이후 선보이기 시작한 “Flower, Birds, Insects and Fishes’ 시리즈는 전통 중국화에 필수적으로 등장하는 요소이자 베이징의 서민문화에 늘 함께했던 소재를 유화에 적용시킴으로써 중국의 시대정신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작업이다. 또한 가장 근작인 “the Lost Home” 시리즈는 오래된 중국의 재개발지구에서 발견하게 되는 처참함과 그 속에서 엿보이는 희망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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