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헤이 야마다: 경계: Solo Exhibition
코헤이 야마다(b. 1997, 일본)가 이번 전시의 주제어로 삼은 ‘경계’는 상반된 둘 이상의 대상이 서로 맞닿는 물리적, 관념적 공간을 상징적으로 가리킨다. 작가는 회화의 화면 위에 차곡이 쌓아 올린 물감의 겹들을 저마다 하나의 순간, 또는 하나의 기억을 품은 얇은 막으로서 바라본다. 그리고 그 상징적인 장막들이 서로 맞닿는 경계의 지점에 주목한다. 회화의 과정 속에서 경계는 캔버스 위에 물감이 중첩되는 수직적 층위마다, 서로 다른 색채의 면적이 충돌하는 수평적 위치마다 끊임없이 새롭게 생겨난다. 독립된 면적으로서 존재하는 저마다의 기하학적 형태는 가장자리를 맞대어 부딪히는 순간마다 서로의 빛깔을 얼마간 끌어당겨 혼합되거나, 대조적으로 밀어내며 상호작용한다. 물감의 긴밀한 층위 사이에 놓인 경계는 분절을 의미하지 않으며, 오히려 서로 다른 기억과 시간, 공간을 연결 짓는 ‘접경지대’이자 ‘중심점’의 상징이다.
그의 회화는 언제나 찬란한 햇빛을 연상시키는 레몬색 획으로부터 출발한다. 그 위로 다양한 색면을 중첩하면서 개별 화면 속 독특한 균형을 모색하는 방식이다. 특유의 화면은 경직된 문명사회의 파편화된 풍경에 내재한 유기적 자연의 빛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기하학적 색면의 형태는 현대 도시의 선형적 풍경을 상징하며, 화면 속 붉은색과 푸른색 주조의 색채는 각각 땅과 바다의 빛깔을 투영한 결과물이다. 코헤이 야마다는 도쿄 중심지와 교외를 오가는 생활 속에서 도시와 자연 사이의 공간에 대하여 생각했다. 수직 수평의 건물들이 밀집한 도심과 그 주변을 에워싼 자연세계 사이 모호한 중간지대의 풍경에 자신의 정체성을 투영해 보면서다. 화면 위 다채로운 색상들이 맞닿으며 만들어내는 경계들은 그러한 중간지대에 대한 은유이기도 하다. 가느다란 막을 사이에 두고 일어나는 두 세계의 추동이 위태하고도 아름다운 역설적 조화를 이끌어낸다.
코헤이 야마다는 1997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2020년 일본 도쿄 무사시노 미술대학교 유화학과를 졸업한 후 2022년 교토예술대학교 순수미술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타카 이시이 갤러리(도쿄, 일본, 2023), 비스킷 갤러리(도쿄, 일본, 2022), MtK 컨템포러리 아트(교토, 일본, 2022)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마이 36 갤러리(취리히, 스위스, 2024), 도쿄 현대미술관(도쿄, 일본, 2024), 르 콘소르시엄(디종, 프랑스, 2024),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서울, 한국, 2024), 타카 이시이 갤러리 마에바시(군마, 일본, 2023), 아라리오갤러리 상하이(상하이, 한국, 2022), 비스킷 갤러리(도쿄, 일본, 2022) 등의 기관이 연 단체전에 참여했다. 2020년 일본 컨템포러리 아트 파운데이션에서 CAF 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