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종완: Organic Farm

13 July - 27 August 2017 Seoul
Press release

인류 역사가 시작되면서 사람들은 불안감과 공허함을 채우기 위하여 유토피아 혹은 낙원을 그리며 구원을 갈망하였다. 르네상스 시대까지 인류는 자신들이 상상하는 ‘천국’을 그리며 죽음 후에 약속된 낙원을 시각 예술로 전파하였고, 그 후 근대사회에 들어와서는 스스로가 이룩한 산업화를 통해 유토피아에 다다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그 또한 끝없는 권력투쟁과 이데올로기의 갈등으로 인해 그 가능성을 잃고 말았다.

 

이기적인 합리성을 강조하는 인간 중심의 사회에서 현대 인류는 여전히 끝없는 불안감과 공허함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 장종완 작가는 이 부분에 주목한다. 그는 특유의 따뜻하지만 냉소적인 시각으로 인위적인 세련됨이란 찾아볼 수 없는 키치적인 (kitschy)방식으로 동물 가죽 위에 그리는 회화를 선보이는데, 친숙해서 쉽게 지나쳤던 장면들이 작가의 메시지와 맞물려 보는 이로 하여금 새로운 의미를 찾게 한다. 작가는 애처로움과 비웃음의 시선이 공존하는 기이한 동물 농장과도 같은 이미지들을 통하여 자신만의 우화를 만들어낸다. 그 이야기 속에는 구원에 대한 인간의 간절한 바람, 맹목적이며 광기어린 믿음, 그렇지만 결국 다시 되돌아오는 현실의 불안과 마주하게 될 때의 괴리감까지 내포하고 있다. 더 이상 유토피아는 희망적인 아름다움만으로 가득 찬 낙원이 아닌 인간들의 부질없는 욕망이 탄생시킨 허망한 상상의 파편인 것이다.

 

이번 전시<Organic Farm>은 더 이상 토템 (totem) 따위는 믿지 않는, 스스로 현대 지식인이라 칭하는 우리들의 믿음이나 가치관을 다시 한번 되돌아 보거나, 사회적 통념이나 스스로의 최면에 걸려 잊고 지나쳐 버리는 삶의 본질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장종완(b.1983)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하고, 서울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레지던시를 비롯해  2012년 서울시립미술관 신진작가 지원프로그램 ‘SeMA’에  선정됐을 뿐만 아니라 아트인컬쳐 신진작가 지원프로그램인 “동방의 요괴들”들에 참여했다.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열리는 <오가닉 팜 Organic Farm>(2017)은 작가의  5번째 개인전으로, <나는 네 소리를 듣는다> (금호미술관, 서울, 2014),  <황금이빨> (스페이스 윌링 앤 딜링, 서울, 2014),  <이상한 돌> (살롱 드 에이치, 서울, 2012) , <S.O.S> (텔레비전 12, 서울, 2011) 에서 개인전을 선보인바 있다.  또한 작가는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하이트컬렉션, 서울, 2017), <네이버 헬로 아티스트> (아라리오 뮤지엄 탑동 바이크샵, 제주, 2015), <우리가 경탄하는 순간들> (삼상당대미술관, 항저우, 중국, 2014), <네오산수> (대구시립미술관, 대구, 2014), <아시아 청년예술 100> (위엔미술관, 베이징, 중국, 2012) 등 다수의 국내외 그룹전에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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