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 Socrates: 조나단 메쎄
아라리오 갤러리는 조나단 메쎄의 개인전을 통해 대형 회화 (2005년도 작)를 비롯하여 총 11점의 회화 작품이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철학자 니체(Nietzsche), 성배의 전설 속 주인공 파르지팔(Parzival) 등을 모델로 한 조각 작품 5점이 전시될 것이며, 니체 조각과 함께 제작되었던 드로잉 41점이 같이 보여질 것이다. 또한 1998년도에 제작된 설치 작품이 설치될 예정이다. 특히 오프닝 당일인 9월 10일 오후 7시에 아라리오 조각 광장에서 진행될 조나단 메쎄의 퍼포먼스는 그의 예술세계를 집약해서 보여주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메쎄는 함부르크 예술 학교 학생 시절부터 엄청난 양의 드로잉, 회화, 사진, 책, 각종 인쇄물, 영화에 파묻혀 지낸 것으로 유명하다. "독자적인 예술 세계의 구축"이라는 말이 그 어떤 작가에게보다도 잘 어울리는 메쎄는 영화 포스터나 잡지 사진에서부터 역사적 인물들-니체, 히틀러, 바그너, 사드, 드루실라, 파르시팔 등-의 이름, 그리고 이에 신화적인 요소들을 모두 뒤섞어 가며 예술에 대한 기존 관념에서 단절하고 나아가 자신만의 환상 세계를 펼쳐 보인다.
메쎄의 퍼포먼스는 거칠고 파괴적이며 때론 폭력적이기까지 한데, 이와 같은 폭력성은 그 자체에 충격적인 목적이 있기 보다는 기존의 모든 가치와 구조들을 무의 상태로 돌리기 위한 파괴의 행위로서 이해될 수 있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친절하고 조용하며 매너가 좋기로 유명한 메쎄가 무대 위에만 알라가면 야수로 변한다는 이야기는 미술계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자신의 내부에 내제되어 있는 창조와 파괴의 본성을 무아의 지경으로 풀어 헤치는 그의 퍼포먼스는 조각과 페인팅, 콜라주, 파악하기 힘든 언어 행위 등이 모두 공존하는, '총체(total)'적 예술 행위로서 꼭 한번은 경험해야 할 국제적 차원의 퍼포먼스라 할 수 있다.
퍼포먼스와 더불어 이번 전시에서는 메쎄의 가장 초기 설치 작품이자 메쎄 작품 세계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과 함께, 올해 퐁피두 센터에서 전시되었던 가로 10m에 달하는 대형 회화를 비롯, 총 11점의 회화 작품, 그리고 메쎄 작품 세계의 핵심 인물인 니체, 바그너, 파르시팔 등을 소재로 한 조각 작품 5점, 마지막으로 니체가 말년에 저작 활동을 하였던 실스 마리아(Sils Maria)에서 메쎄가 머무르며 제작한 총 41점의 드로잉이 전시될 예정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