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다양한 작업 환경을 들여다보는 VISLA의 새 기획, ‘ㅇㅇㅇ의 작업실’. 첫 번째 작가는 돈선필이다. 과거 작가가 미술에 대한 막연한 꿈을 품었던 시절, 그럴듯한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해 사방을 화이트로 칠한 주거공간을 비슷한 처지의 작가들에게 작업실이자 미술공간으로 대가 없이 대관해 준 B½F(반지하)의 익명의 운영자였기에, 그가 시리즈의 첫 주자인 것은 다소 운명적(?)으로 느껴졌다.
작가가 실제로 작업하는 짧은 동선 안에는 시야가 닿는 곳곳에 장식품과 재료의 경계가 모호한 피규어들이 테트리스처럼 쌓여있었다. 그래서인지, 처음 방문한 낯선 공간에서 작가를 알아가는 일련의 과정을 생략하고 공간부터 파헤치는 것은 생각보다 조심스러운 일이었음을 고백한다. 그렇게 낯설기도, 친숙하기도 한 피규어 더미에 둘러싸여 작가의 생각과 작업실 그리고 그 주변의 것들을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