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DMA콜렉션] 구본주의 '미스터리Ⅰ'

구본주(1967-2003)는 인간 형상을 통해 당시 시대상을 표현하는 형상조각에 천착해 왔다. 구본주가 작업을 시작한 1980년대부터 작고한 2003년까지 일관되게 주목한 내용은 계층이었다.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까지는 노동자 계층을 대변하는 작품 활동을 이어나갔다. 점차 한국 사회가 안정되는 1993년부터 표현 대상과 방법에 변화가 있었다. 도시에서 살아가는 샐러리맨의 애환을 다루었으며, 표현에서도 거칠고 사실적인 인체 표현보다는 인체를 늘리고 가볍게 묘사하며 풍자적이고 해학적인 표현을 선호했다. <미스터 리Ⅰ>는 1995년 제작된 작품인데, 양복을 입은 두 명의 샐러리맨이 뛰어가는 모습을 나무로 표현했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길게 뻗은 목과 필사적으로 움직이는 팔다리의 과장된 제스처는 무한 경쟁의 사회 속에서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샐러리맨의 고단한 삶을 담고 있다. 섬세하고 익살스러운 표현 뒤에 삶의 애환과 연민이 짙게 묻어 나오는 작업이다. 구본주가 표현한 것은 샐러리맨이지만, 그들은 우리의 시대를 대변하는 존재로 대중과 함께 울고 웃으며 위로를 건넨다.

2023년 10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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