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조각가 구본주의 작품 ‘갑오농민전쟁2’는 척박하게 영위하는 노동자와 농민의 삶을 직설적으로 빚어낸 걸작이다. 손 보다 큰 발로 땅을 옥죄어 수평의 중심을 잡고 있으며 근육과 뼈가 결마다 살아 있어 따지고 보면 비현실적인 형상이지만, 매서운 눈빛으로 하늘을 향해 대나무 창을 든 모습은 곧 살아 움직일 것 같은 감상을 이끈다. 이 작품은 지난 2003년 서른일곱의 나이로 요절한 작가의 불꽃 같은 예술혼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동학의 인내천 사상에서 출발한 시대사 인식을 품고 있으며 광주시립미술관이 오는 12월 1일까지 선보이는 전시 ‘시천여민(侍天與民)’의 정체성을 압축하고 있다.
[News] 동학에서 오월정신까지 이어지는 ‘시천여민’
2024년 9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