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페인색의 금속 조형물의 화려함이 눈을 사로잡는다. 자세히 보면 한쪽만 곤봉 모양으로 부풀린 황동 막대들이 긴 철봉에 꼽혀있다. 미세하게 엇갈리며 꼽힌 막대 모양의 조형 모듈은 자그마치 185개다. 천장부로부터 늘어뜨린 가는 줄에 매달린 채 공중에 떠있는 거대한 물체의 무게는 500kg.
알미늄, 황동 등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금속을 주 재료로 삼아 심미적 조형이 돋보이는 조각 및 설치작업을 선보여온 조각가 김병호(b.1974)가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에서 열리는 개인전 《탐닉의 정원(Lost in Garden)》(2024년 12월 26일부터 2025년 2월 8일)에서 선보인 작가의 대표작 '수평정원'(2018)이다. 아라리오 갤러리 상하이, 중국 선양의 K11 미술관 등에서 선보였던 작품을 한국에서는 이번 개인전을 통해 처음 공개하고 있다. 천장부로부터 늘어뜨린 가는 줄에 거대한 몸을 맡긴 채 공중에 뜬 모습으로, 바닥면에 드리운 다채로운 그림자를 만들어낸다.
컬처램프: 탐닉의 정원
함혜리, 컬처램프, 29 December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