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적인 정교함과 탐미적 예술 행위를 작업 과정에 반영해 온 중견 설치미술가 김병호가 오랜만에 국내서 개인전을 연다. 최근 서울 종로구 아라리오갤러리에서 개막한 ‘탐닉의 정원’은 국내 화랑가에서도 모처럼 열리는 조각 전시로 눈길을 끈다. 화려하고 매끈한 질감, 자연스럽게 의도한 먹빛이 상반되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작품들이 전시장을 가득 채웠다. 물신주의적 사회의 양면적 초상인 걸까. 냉소와 찬미가 공존하는 삶에 질문을 던지는, 김병호의 ‘정원’이다.
문화일보: 탐닉의 정원
박동미, 문화일보, 31 December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