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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러 갈 땐 마음도, 발걸음도 무척 가볍습니다. 어느 평일 오후, 안국역 근처 아라리오 갤러리의 문을 열고 들어설 때 짐짓 설렌 건 이날 내린 함박눈 때문만은 아닐 겁니다. 각기 다른 배경과 경력을 지닌 작가들의 작품을 하나로 묶어내는 건 <착륙지점>이라는 전시 제목입니다. 한참 활발하게 활동하는 혈기 왕성한 작가들이 어딘가에 ‘착륙’한다는 게 아이러니하지만, 생각해보면 자신들의 작업 세계에 막 ‘착륙’해 한창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중이기도 하니 꽤 절묘한 단어죠. 또한 이번이 회화 작가만 모은 전시임을 고려한다면, 회화라는 매체 그리고 캔버스 자체가 한 사람의 작업 인생과 기법, 시선과 철학이 모두 점철된 ‘착륙지점’이라 볼 수 있을 것 같군요. 노련함보다는 신선함이 이들의 ‘착륙지점’을 지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