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엔 칼루바얀, 아모이 아라우: 놀이와 노동의 리듬: Solo Exhibition

26 February - 12 April 2025
Overview

뷰엔 칼루바얀(b. 1980)은 필리핀 마닐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예술가이다. 그의 작업은 예술과 노동, 교육이 만나는 지점으로부터 전개된다. 그는 회화와 풍경을 다루는 데 있어 선형 원근법과 같은 기성 제도들을 비판적으로 탐구하며, 전통적인 권력과 억압의 모델에 도전하고자 신체 안팎의 세계를 재구성하기를 시도한다. 그의 작품세계는 일상생활에서 작동하는 실질적인 체계와 경험적 배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우리에게 주입된 서구적 시각 체계에 질문을 던지며, 그에 관한 대안적 관점을 회화, 드로잉,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매체와 형식으로 번안한다.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의 3층과 4층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비판적 교육학과 감각적 실천에 관한 작가의 주제의식을 회화, 영상, 설치의 언어로 풀어낸 신작 21점을 선보인다. 전시의 제목인 ‘아모이 아라우(Amoy Araw)’는 필리핀어로 ‘태양의 냄새’라는 의미를 지닌다. 야외에서 뛰노는 아이들이나 노동을 마친 노동자의 몸에 남은 체취, 즉 움직임과 리듬의 흔적을 상징하는 표현이다. 여기서 ‘리듬’의 개념은 빛의 움직임, 몸의 운동, 환경과 지형의 변화, 그리고 지식의 생성 및 전승을 가능하게 하는 근본적인 힘을 지칭한다. 이번 전시는 학습과 기억, 나아가 공동체적 경험의 기반을 이루는 동적인 리듬들에 관한 탐구의 결과물이다.

 

칼루바얀의 작품 세계는 오랜 기간 천착해 온 연구에 기반을 두고 있다. ‘비판적 교육학’이라는 커다란 골조 아래서 풍경화의 역사와 교육학, 토착민의 토지 투쟁 등 미술사와 사회문화적 쟁점을 아울러 탐구하며 감각, 지식, 정치의 불가분한 역학관계에 관한 고찰을 미술의 언어로 풀어낸다. 작가는 ‘움직임’과 ‘리듬’을 학습의 핵심으로 간주하며, 고정된 관습적 시각에서 벗어나 자신의 몸과 감각을 재발견하기를 유도한다. 개념적인 ‘기반 다지기’의 일환으로서 기존의 학습을 해체하고 다시 배우며 함께 학습하기를 강조한다. 전시된 작품들은 주제의식에 관한 작가의 고찰과 전략적인 실천의 방법론을 다채로운 방식으로 제시한다. 풍경화와 미술사의 제도, 발도르프 교육학, 기억을 되살리는 작업과 심리 치료, 토착민의 토지 투쟁과 교육, 그리고 움직임과 감각에 관한 실천 등 여러 연구와 실천을 하나로 엮는다. 영상 작품은 인위적으로 조작된 도시 풍경과 자연의 리듬 붕괴를 보여주고, 회화와 분필 드로잉은 신체와 환경의 상호작용을 탐구한다. 더불어 다이어그램과 드로잉은 걷기, 호흡, 움직임 등 기본 행위들이 감각과 인식에 미치는 영향을 드러내고 작가의 노트와 스케치는 그의 작업세계에 대한 지침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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